고양이 엑기스에 얽힌 얘기라는


며칠 전에 엄마 친구 분들 놀러 오셨을때 

엄마 친구 분들 중에 한분이 말씀해주신거 그대로 올린다는.

 

허리나 뼈 혹은 관절염 심한 분들 얘기 들어보면 

고양이 엑기스가 그렇게 좋다는 얘기를 많이 하시거든.

 

나도 예전에 울 할머니 관절염으로 한창 심하게 고생하실때 

고양이엑기스 얘기가 어른들 사이에 몇번 나온적 있었는데 

할머니가 그런거 먹으면서 고치기 싫다고 하셔서 

병원 치료 몇년째 받으시는데 여전히 고생중이셔.

 

실질적으로 효과가 없다고 하지만 

어르신들 사이에서는 미신처럼 잘 듣는다는 얘기가 있어서 

구해서 드신대.

 

엄마 친구분의 여동생 시댁 할머님이 허리 통증에 관절염이 너무 심하셔서 

거동을 거의 하지 못하고 누워만 계시니까

 

효자효부로 소문난 시부모님이 백방으로 수소문 해서 

관절염에 좋다는 약은 다 구해다 드시게 하고 

고양이 엑기스 잘 한다는 집에서 

구해서 드시게 해도 차도가 전혀 없어서 낙담하셨대.

 

시아버님 친구분중에 강원도에 사시는 분이 

자기 어머님도 몇년전에 관절염으로 고생하시다가 어떤 할머님이 다려주는 

고양이엑기스 드시고 나았다면서 한번 가보라고 주소를 가르쳐 줬대.

 

그 할머님이 지금도 하는지는 모르겠다고 일단은 찾아가보라고 해서 

시부모님이 찾아갔대.

 

시골이라 그 동네 사람들한테 물어물어 찾아갔는데 

그 할머님 성함만 대면 사람들이 엑기스 때문에 왔냐고 

헛걸음 했다고 이제 그런거 안한다고 그냥 가라고 하더래.

 

어찌어찌해서 할머님 집을 찾았는데 

마당에 등이 심하게 굽은 할머님 한분이 계셔서 성함을 물어보니까 

그분이셔서 

여차저차 사정 얘기하고 고양이엑기스를 부탁하셨는데

 

막 노발대발하면서 

내가 먹고 살려고 고양이 잡아다 엑기스 만들어 팔았지만 

엑기스 팔기 시작하면서 

남편이랑 자식  있는거 다 험하게 죽고 

등까지 굽었다고 더 이상 안만든다고 막 쫒아내셨대.

 

지성이면 감천이라고 

석달을 매일 하루도 안거르고 찾아가서 

제발 우리 어머님 좀 살려달라고 부부가 나란히 무릎꿇고 애원하니까 

할머님도 맘이 동하셨는지

 

자식들이 너무 효자라서 정말 마지막으로 만든다고 

일주일 뒤에 찾으러 오라고 해서 

일주일 뒤에 가니까 엑기스 담은 병을 주시면서 

돈은 필요없다고 다시는 찾아오지 말라면서 방으로 들어가셨대.

 

그 엑기스. 시할머님한테 드시게 했는데 

무슨 처방을 했는지 그 많은 약 하나도 안듣던 분이 

6개월 뒤에는 가볍게 산책 하실 정도로 좋아지셨대.

 

시할머님 몸이 좋아지고 시부모님이 너무 감사해서 

아들 부부 데리고 엑기스 다려주신 할머님 찾아갔는데 

할머님은 안계시고 집이 폐가가 되어 있어서

 

마을 분들한테 

그 할머님 어디가셨냐고 물었더니 돌아가셨대.

 

돌아가셨다고만 하고 다른 얘기를 전혀 안해줘서 

우리 가족이 그분한테 이런 은혜를 입어서 감사 인사 드리러 왔다고 

사정 얘기했더니 마을 분들이 하는 말이.

 

할머니. 자기 집 방 한구석에 고양이 자세로 동사체로 발견 됐다고.  

고양이 앉아 있는 자세. 

식빵 굽는 자세라고 하잖아. 

그 자세로 눈을 부름뜬채로 동사하셨대.

 

할머님이 젊을 적에 생계가 너무 힘들어서 

어디서 배워서 고양이 엑기스 만들어 팔기 시작했는데 

너무 효험이 좋다고 소문나서 찾는 사람이 많아서 

돈도 많이 벌었는데.

 

고양이를 어떻게 잡는건지 

엑기스 만들때면 아무도 근처에도 못들어오게 하고 

작업을 했는데 고양이 비명소리가 그렇게 앙칼졌다고 

지금도 고양이 비명소리가 귀에 울린다고 

마을 분들이 손사래를 치며서 얘기하더래.

 

산생명 잡는 일이라서 주변 사람들이 이제 그만하라고 해도 

돈맛 들이니까  만류에도 불구하고 계속 만들어 팔았대. 

그러다가 남편 목 부러져서 죽고 

아들 딸들 멀쩡하게 살다가 간 자식이 한명도 없대. 

전부다 사고사.

 

하나 남아있던 막내 아들이 교통사고로 시신이 다 찢겨져서 죽어서 

그 이후부터 약을 안만드셨다고 하셨대.

 

얘기하는 과정에서 

벌 받다가 그렇게 죽은거라고 화를 내시던 마을 분들도 계셨다고 함.

 

시부모님이랑 아들 내외가 할머니 묘 위치라도 가르켜 달라고 해서 

찾아가서 인사 드리고 내려오시는데

 

사람으로서 못할짓 한건 잘못이지만 

어찌보면 그 분 인생 참 불쌍하다는 생각이 들어서 

내려오는 차 안에서 시부모님 좀 우셨대.

 

엄마 친구분도 여동생한테 전해듣고 좀 우셨다고 하셨어.

 

돌아가신 할머님 인생 어찌보면 너무 불쌍해서.

 

엄마랑 다른 친구분들도 다들 훌쩍하셨어. 

나도 옆에서 듣는데 참..맘이 그렇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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