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소 쓸쓸한 표정의 한 남자가 의자에 앉아있다. 이 남자는 팔꿈치를 테이블에 얹은 채 허공을 응시한다. 이 남자의 머리 꼭대기에는 불이 붙은 상태다. 시간이 지나면, 남자는 흔적도 없이 흐물흐물 녹아 내린다. 이 남자의 몸은 양초다. 불이 붙어 촛농으로 변하는 '인간 양초'다.
사람 모양에 사람 크기인 '인간 양초'가 화제다. 이 양초는 우르스 피셔의 예술 작품이다.
녹아내리는 인간 양초는 최근 해외 인터넷 등을 통해 소개되면서 눈길을 끌고 있다. 자기를 희생하는 선한 인간의 모습, 혹은 인생을 허비하는 현대인의 초상이라는 평가다. 우리들은 우리를 위해 희생하는 사람을 끔찍한 존재로 여기며 배척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또 삶의 시간이 촛농처럼 녹아 사라지는 것을 경험하는 때도 많다. 의도야 어떻건 상당한 시각적 충격을 주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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