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하면 더 기묘해지는 이야기 2

1)

"글씨체를 보니 이 여자가 쓴 게 맞는 것 같군."

반장님 손에는 작은 메모장이 들려있었다.

메모장 앞 표지에는 자신의 꿈에 대해 적은 글이 있었다.

반장님은 그 글과 이 변사체의 필적이 일치하다는 걸 알아냈다.

2)

강 근처에서 변사체로 발견된 P양은 심하게 부패되어 있었다.

옷은 모두 벗겨져있었고 그래서 우리는 범인이P양을 성폭행을 한 후에

살인을 저지른 것 같다고 생각을 모았다.

어린 나이에 꽃 피우지도 못하고이렇게 무참히 살해된 이 아이의 얼굴을

가만히 보고 있자니 문득 그녀의 얼굴이 생각났다.

그녀도내가 모르는 어디엔가잠들어 있겠지.

3)

아침 뉴스에 강 근처에서 여고생이 변사체로 발견됬다는 뉴스가 흘러나온다.

갑자기 묘하게 기분이 좋아진다.

이 사건을 담당하고 있는 형사들의 인터뷰도 나온다.

다들 멍청하게 생겼다.

그 중 한 놈은 코가 찌그러져 자신이 멍청하다는 걸 광고하는 것 같다.

"역시 형사나리들은 얼굴이 험악하시구만."

주머니에서 담배를 하나 꺼내 물고 불을 댕기며 천천히 연기를 내뿜었다.

아직도 약간 가슴이 뛴다. 그때 느꼈던 흥분감의 잔재일까?

뉴스에서 형사들의 인터뷰가 끝나고 나는 밖으로 나가 선선해진 가을바람을 맞으며

편의점에서 커피 하나를 샀다.

4)

형사들은 P양의 주변 사람들을 탐문하기 시작했다.

물론, 면식범에 의한 소행일 가능성은 희박했지만 말이다.

그렇게 하나둘씩 주변 사람들을 탐문해보니

P양의 주변 사람들은 모두 P양에 대해 안 좋은 기억보단 좋은 기억을 많이

가지고 있는 것 같았다. 한 마디로 누군가가 원한을 가질 만큼 나쁜 짓은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역시, 면식범은 아닌가."

K는 힘껏 담배를 빨며 말했다.

"담배 좀 작작 태워라."

나는 K의 어깨를 흔들며 말했다.

"형사 생활, 담배 없으면 뭔 재미로 합니까."

K는 웃음기 섞인 목소리로 답했다.

"그래도 임마, 몸도 생각해야지. 결혼할 여자도 있구 말이야."

그러면서 나도 주머니에서 담배를 한 개비 꺼내 물었다.

"임형사님부터 끊으십시요. 그럼."

K는 내 어깨를 툭툭 치고는 P양의 시체가 발견됬던 곳으로 가버렸다.

5)

마지막으로 기억하고 싶은 게 있어.

네가 그때 했던 말.

어렵게 입술을 움직이며 했던 말.

뭐라고 했지?

한 번만이라도 다시 말해줄 순 없을까.

넌 도대체 어디에 있는 거야.

내가 모르는 어디에 묻혀있는 거야.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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