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밟은 것은 다리였을까?

 밑에 저주인형 얘기 보고 갑자기 떠올라서 한번 올려봅니다. 무서운 기억이 별로 없어서 제가 이런 글을 올리게 될 줄은 몰랐네요.ㅋㅋㅋ
 
어릴 때 이사와서 서초동에 20년 넘게 살았는데요. 이제는 인지도가 급상승하고 많은 사람들의 기억속에 안좋게 각인된 우면산..네, 그 우
 
면산에 휴일마다 약수물도 뜨고 등산도 하러 가곤 했습니다. 그때가 초딩1학년이었나 그 직전인가 그랬는데 아버지와 형이 약수터 자리를
 
기다리는 동안 저는 사람들의 발길이 닿지 않는 뒤쪽 풀밭쪽으로 가서 혼자 돌아다니고 있었습니다. 왜 굳이 멀쩡한 길을 두고 그 뒷쪽에
 
갔는지는 잘 기억이 안나구요. 아무튼 막 뛰어다니다가 뭔가를 밟았는데 무슨 막대기나 나뭇가지 같은 느낌이 들더라구요. 그래서 그걸 내
 
려다봤는데 이건 검은색이나 갈색이 아니고 허연색인 겁니다.  허연색이 나란히 두개가 있었어요. 좀 우거진 잡초밭이라 형체가 정확히 보
 
이지는 않는 상황이었고 어린마음에 산과는 어울리지 않는 하얀색의 물체가 여기 왜 있을까 하는 불길한 느낌에 어서 약수터로 뛰어왔습니
 
다. 그 후에도 계속 그 기억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구요.
 
 
 그런데 몇일 후... 뉴스에서  우면산에서 시체 한구가 발견되었다는 겁니다. 저는 완전 섬짓 놀라며 뉴스에 눈을 고정했죠. 근데 제가 발견
 
했던 그 곳 같더군요--; 보통 산에서 발견되면 사람의 발길이 닿지 않는 가파른 산 속이 보통이잖아요. 주위에 우거진 숲도 보이고..그런데
 
잡초만 조금 있는 평지인 겁니다.  그때 완전 식겁했죠 진짜.. 지금도 그 때 본게 다리뼈인지 뭔지 잘 모르겠습니다. 그건 뭐였을까요? 암튼
 
우면산이 도심속의 쉼터에서 이렇게 산사태산 이미지로 바뀌어버려서 슬프네요.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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