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가의 자살

한 남자가 따스한 봄날 여자친구와 길거리를 거닐고 있었다. 

길거리에서 파는 핫도그를 사기 위해 지갑을 꺼낸 남자는 지갑에 수표와 카드밖에 없음을 확인하고 주머니를 뒤지기 시작했다.

잔돈을 찾기 위해 주머니를 뒤적거리던 그 남자는 이윽고 오천원권 지폐를 발견하더니 갑자기 오천원짜리 지폐를 몇 분간이나 뚫어져라 쳐다보고 있었다. 의아하게 생각한 여자친구와 핫도그 노점상 주인이 몇차례나 그 남자에게 말을 건네었지만, 남자는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고 지폐만을 뚫어져라 쳐다보고 있을 뿐이었다.

그렇게 십여분 정도를 있던 그 남자가 문득 휴대폰을 꺼내어 급히 어디론가 연락을 하기 시작했다. 그리고는"내가 잘못 본 것이면 좋겠다"라는 말을 쉴새없이 되뇌이면서 재차 몇차례 똑같은 연락을 반복했다. 그리고 여자 친구에게 "다섯시간 이내로는 돌아올게"라는 말을 남기고 어디론가 급히 사라졌다.

약 삼십분 정도 시간이 흐른 후 남자는 인근 건물 옥상에 올라가 투신 자살을 했다.

특이한 점은 그가 자살할때 입고 있었던 옷가지들은 그 전부터 입고 있었던게 아니라 그가 자살하기 몇 분전에 근처의 옷가게에서 모두 새로 구입한 것이었다.

그가 급히 핸드폰으로 연락을 취했던 대상들은 다름아닌 그의 초등학교 동창들이었으며, 그의 직업은 화가였다. 그는 그날 오후에 치과진료를 예약해 놓은 것 외에는 별다른 약속을 가지고 있지 않은 상태였다.

그 남자가 자살한 이유는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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